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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으로 포장된, 생애 첫 할로윈 파티

필사는 형 2021. 7. 31.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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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바토에서 입사 두 해째, 8월에 10월 말에 있을 할로윈 파티를 알리는 메일을 받았습니다. 올해는 테마가 블랙이며, 모두 블랙으로, 맞춰, 개성 껏 커스춤을 맞춰 입고 올 것이며, 회사에서는 거기에 맞춰, 여러분들의 기대를 결코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멋진 밤을 준비하겠습니다라는,,,

구글이미지-할로윈파티필리핀

한국사람으로 태어나 아직도 할로윈 파티라는 말이 생소한 이유는 청소년기 때나, 대학 때나 파티라는 말을 별로 사용해본 적이 없어서 그런 것 같고 잠깐 대학 초년 시절 패스티발 정도, 미팅을 하고, 그리고 나이트클럽을 가는 정도였지, 생일이라고, 파티를 즐겨본 적이 없던 저는 정말이지 이런 용어 자체가 생소했습니다. 

 

물론 지금 이글을 보시는 젊으신 분들에겐 아마도 제가 생소한 사람으로 느껴지실 것 같기도 합니다. 

 

필리핀은 아시겠지만, 서구 문명이 400년 이상 지배해왔던 나라입니다. 그래서 이들에게 파티는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몸속 깊이 알고 있는 필리핀식의 파티문화로 자리 잡았죠. 우선 모든 종류의 파티에는 테마가 있습니다. 정장과 드레스는 어떤 스타일과 색깔이어야 하는지, 정해준답니다. 그래서 삼 개월 전쯤부터, 알려주고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답니다. 특히, 성소수자들은 물을 만난 듯 고기처럼 행복해하죠. 이들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해 주죠. 워낙 이들은 춤과 음악을 공통적으로 좋아하고, 갖은 재능과 끼가 있어 그날의 분위기를 최고조 시키고, 멋진 무대를 장식해주기도 하며, 발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답니다.

할로윈파티필리핀

당시 저는 파티에 대한 개념이 없을 때라 테마에 관계없이, 준 케쥬얼로 깔끔이 입고, 참석했는데, 파티 장소 입구에서부터, 검은색 드레스와 정장, 재미있는 분장과 커스 춤을 갖춘 이들은 입구에서부터, 시진찍고, 웃고 떠들며,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었습니다. 

 

입구에 들어서니, 분위기는 음산했고, 모두들 갖가지 분장과 멋진 커스춤을 갖춘 모습으로 서로들 인사하고, 시작 전 분위기를 띄우고 있는 모습에 정말 저는 이들과 함께 있는 것 자체가 어색하더군요. 잠시 기다리니, 저와 같은 어정쩡한 모습으로 입구에 들어서는 일본, 중국 친구들과 만나서, 강 건너 불구경하듯 지켜만 볼 수밖에 없는 처지였지요. 정말 힘들더군요. 그런 자리에 있는다는 것이,,, 차라리 나도 좀 검은색의 옷이라도 맞춰 입고 올 걸 하는 후회감마저 들었습니다. 주변에 차려진 핑거푸드만 연거푸 먹으면서, 시작하면, 눈치 봐서, 나가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필리핀 할로윈파티

필리핀은 강력한 모계사회입니다. 여러분들이 필리핀의 모계사회를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파티에 참석해서 참관해 보는 것입니다. 어제의 여러분의 동료는 완전히 변한 모습으로, 여러분 앞에 나타난 답니다. 화려한 롱드레스와 짙은 화장으로, 모든 사람을 유혹하죠, 정말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죠. 시작할 때부터, 남자 친구들의 자가용을 타던지, 아니면, 택시를 타고, 그 모습으로 나타나죠. 어느 영화제 시작 전 배우들의 화려한 레드카펫을 연상하듯이 말입니다.

구글이미지필리핀파티

이곳 여성들은 바로 이 화려한 장소에서야 비로소 여성으로 대접받고, 사랑받고, 그리고 우대받으며, 파티에서의 자신의 모습을 인식하고, 자부심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필리핀 크리스마스파티

파티 준비를 위해 오전부터, 자신의 수입은 전혀  않고, 고려치 안고 값비싼 미장원에서 머리를 올리고, 땄고, 염색을 하고, 그리고 화장을 하고, 값비싼 옷을 대여해서, 참석하죠. 그래서 아예, 회사에서는 일 년에 한 번 있는 가장 큰 파티인 성탄절 파티를 위해서, 직원들에게 파티 보너스로, 준비할 수 있도록 추가로 지급해주는 곳도 있을 정도랍니다. 이런파티를 한번하고 나면, 거의 한달이상을 용돈이 궁해 절절 거리기는 친구들이 여기저기나타나죠

필리핀회사파티

작년은 코로나로 필리핀의 거의 모든 파티가 취소되었습니다. 파티만을 위한 필리핀 지역의 장소, 음식, 진행 관련 대행회사들은 거의 아사상태랍니다. 부디, 지금의 위기에서 잘 극복하고, 이젠 코로나와 공존하며, 이런 사람사는 만남과 끼를 발산하고, 살아있음의 행복을 나누는 꺼리들이, 다시금 우리 앞으로 되돌아올 수 있기를 간절히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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