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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단계적 일상회복은 가능할까?

필사는 형 2021. 9. 8.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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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의 단계적 회복은 당연히 희망적인 단어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피부에 그렇게 와닿지 않는다. 상상이 잘 되지 않는다. 이 코로나가 회복되리라고,,, 단지 코로나와 앞으로 쭈욱 같이 가야 할 것 같은 생각만 드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구글이미지-단계적일상회복

 

2020년 3월에 나는 코로나 관련기사에 주목을 하게 되었다. 우리 가족은 막 한국에서 장모님 팔순잔치를 마치고, 무사히 필리핀으로 귀국했고, 또 다른 하나의 사스인가? 하는 정도로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리고 그 주에 우리 가족은 둘째 녀석 여자 친구가 사는 까비떼에서 가까운 곳으로 워터파크가 있다는 말을 듣고 그곳으로 물놀이까지 다녀왔다.

 

 그리고 막내아들녀석은 학교에서 공문이 날아왔고, 한국을 다녀왔으므로, 병원 전문의로부터 코로나에 대한 이상 유무 확인증명서를 제출해야 다음 주 학교 등교가 가능하다고 하여, 불야불야 주말에 동네에서 가까운 클리닉에서 의사에게 자초지종을 말하니, 그 젊은 의사는 깜짝 놀라며, 그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남자 전문의를 대동해왔다. 그 젊은 여성 의사는 말까지 더듬으며, 여기서는 증명서를 발급해줄 수 없다며 다른 대형병원을 가보라고 했다. 나는 그때서야 코로나의 심각성에 대해 인식하기 시작했다.

구글이미지-코로나이후의 병원 환자접수

 

작년 4월이 되면서 필리핀은 전면적으로 롹다운이 시행되었다. 특히 저희가 속한 이곳 메트로 마닐라는 통행금지까지 오후 7시부터 진행되었고, 이후 다니는 모든 차량과 행인들은 통행증을 제시해야 했습니다. 아파트 내에서는 18세 미만 청소년들과 60 세이 상의 노인은 모든 몰은 출입이 금지되었고, 아파트를 나가려면, 행선지를 밝혀야 했다.  내가 속한 회사의 한국인 어카운트는 글로벌 시장의 다각화로, 필리핀 한국어 카운트를 닫는다며 팀장을 통해서 들었고, 재배치를 위해, 2-3개월 동안은 집에서 대기해달라고 했다. 당시 집사람도 다른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롹다운으로 통근버스 운행을 못했지만 다행히, 동서로부터 차량을 빌려 픽업을 직접 할 수 있었다.

필리핀시내의 야간검문소

 

 매일저녁 집사람 시프트(하루 삼교대로 아내는 당시 오후반)인 퇴근시간을 맞춰 밤 10:30분경에 차를 몰고 나가면, 그 넓은 메트로 마닐라의 에드사 8차선 도로에 차라고는 나 한대뿐이었다. 그 어둠을 뚫고 아내가 근무하고 있는 지역 시내로 접어들면, 군인들이 지키는 체크포인트( 검문소 )가 두 군데 있었다. 운전석 창을 내리고, 아내가 근무하고 있는 지역으로 픽업을 가고 있다고 말하고, 아내의 회사에서 발급해준 회사 근무 증명서를 보여주면, 통과시켜주었다. 나는 그렇게 거의 3개월 동안을 아내 픽업을 도왔고, 아내 회사에서도 코로나가 장기화되는 것을 감지하고, 재택근무를 시행했다.

야간 지프니 검문하기위해  경찰 점검중

 

  내가 소속되었던 클라우드쎄일즈 한국 어카운트는 글로벌 시장의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재조직화 단행, 필리핀 어카운트가 문을 닫게 되었던 것이다. 어쩔 수 없이 회사에서는 회사 내 다른 한국인 어카운트가 있으니, 그곳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힘을 써 보겠다고 했고, 6월 중순에 호텔 북킹 한국인 어카운트로 이동, 트레이닝을 들어갔다. 나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고 물론 급여도 해당 어카운트 급여에 맞춰ㅍ 10% 감봉되었다. 지금도 당시의 어카운트가 문을 닫은 사실이 코로나와 연관이 있다고는 믿지 않지만, 원치 않는 새 어카운트로 이동되었고 급여도 감봉되었으니 기분이 좋을 리 없었다. 

 

 트레이닝은 단 2명을 위해서 8주간교육을 4주간으로 줄여서 진행되었다,  물론 코로나는 날로 확산세가 이어진다며 전 세계가 떠들 때였다. 우리도 트레이닝 2주를 마쳤을 때, 나와 같이 교육을 받던 동료는 트레이닝을 포기하고, 6월말부로 사직을 했다. 친했던 회사 동료였지만, 원하지 않는 어카운트에서 일하기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나는 어떻게든 부딪혀보고 싶었다. 이런 객기에는 아마도 예전 텔레퍼포먼스에서 약 6개월간 항공사 에이전트로 근무했던 경험이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사직을 선택한 동료의 한순간의 결정이, 이후 장기간 진행된 코로나로 얼마만 한 후폭풍이 진행될 줄은 아마도 당시는 예상을 못했을 것이다.

새벽버스정류장-체크포인트에서 군인들 점검중

 

 작년 4월부터 진행된 필리핀의 롹다운은 당장 사람들에겐 엄청난 위기감을 불러일으켰고, 사재기 현상도 일어나기 시작했다. 롹다운이 막 시작되고, 우리 부부가 자주 가는 슈퍼마켓에 쇼핑을 하러 간 나는 당시 서 있는 줄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주차장까지 꽉 채운 줄은 끝 간 데 없이 이어졌다. 나는 그곳에 아침 10시에 도착하여, 4시간을 기다린 끝에 슈퍼마켓에 들어갈 수 있었다.  슈퍼마켓 안은 마치 전쟁이 일어난 것처럼 라면, 밀가루, 우유, 화장지 코너는 모두가 텅 비어있었다. 계산을 하기 위해 줄 서있는 사람들은 누가누가 많이 쇼핑하나 경쟁이라도 하듯 줄지어있었다. 

코로나이후 슈퍼마켓 줄서기 이젠 일상!

 

 

 뉴스엔, 당장 하루하루 벌어먹고 사는 사람들의 기사가 넘쳐났다. 매일같이 학교로 아이들을 실어나르는 통학버스 기사들, 버스기사, 트리이시 클 기사들, 지프니 기사들이 거리로 나와 구걸을 한다고 했다. 오랜 롹다운과 모든 학교가 출석수업이 정지되고, 가정에서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면서, 많은 정규직 교사들이 해고되거나 정직되고, 일반 제조업 제품의 소비가 줄어들면서, 많은 사람들이 해고되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많은 개인 레스토랑과 대형몰의 프랜차이즈점들, 그리고 오프라인 길러리 샵들이 줄지어 문을 닫았다. 그 많은 길거리 판매점들과 하루하루 1페소로 모아 벌어먹고 사는 수많은 사람들의 일자리를 앋아갔다.

일상이되버린 슈퍼마켓 줄서기

 

 올해 들어, 필리핀도 백신 수급과 지원 등에 힘입어, 인근의 몰마다 백신을 맞기 위해 줄지어 있는 많은 사람들을 본다. 중국의 시노백이 주류이다. 여기 사람들의 대다수는 시노백이든 뭐든 상관치 않는다.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부부가 함께 즐겨가는 재래시장인 파식 시장은 싱싱한 야채와 고기가 저렴하기로 유명하다. 작년부터 이용한 우리는 늘 인근 슈퍼마켓에서 포장된 야채와 가격을 비교할 때 거의 2배 이상의 차이가 난다. 그래서 다소 번거롭지만, 마스크와 실드를 착용하고, 아침 일찍 주말에 시장을 방문한다. 주차를 하고, 시장으로 접어드는 육교 입구에서 손목 체온 체크와, 우리가 사는 주소가 입력된 큐알코드를 반드시 찍어야 입장할 수 있다.  모든 건물, 몰과 레스토랑, 관공서는 똑같은 체크를 한다.

모든몰과건물출입할땐 일상이된 온도체크와 QR코드패스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사장인지라, 짧게 머무르기 위해 최대한 동선을 짧게 하고 단골로 거래하는 곳에서 한꺼번에 야채를 거래한다. 일단 목록에 있는 야채를 모두 구입했으면 얼른 시장을 벗어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한다. 특히 최근엔 델타 바이러스까지 확산되고 있어, 더욱 신경이 쓰이는 점이다. 

 

이젠 길거리나 몰 안에서 사람들과 옷깃이 부딪히는 것도 매우 신경이 쓰이고, 특히 누군가를 만나는 일은 더욱 부담스러운 게 일상이다. 나 역시, 집에서 재택근무를 아내와 함께 하기에 우리 부부는 늘 하루 일을 마치는 오후 6시가 되면, 마스크와 실드, 앞면 가리게를 이중으로 착용하고, 운동복차림으로 아파트 밖을 나간다. 그나마 조용한 인근 블록을 크게 네 바퀴 돌면서, 약 한 시간 정도 바깥바람을 마시고, 같이 이야기 나누며 스트레스도 풀고 하루 해가 넘어가는 것을 함께 지켜보는 것이 일상이다.

구글이미지-백신접종 홍보

 

코로나는 너무도 많은 나의 일상을 바꿔놓았다. 그리고 우리 주변의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리고 명확한 것은 이 코로나로 인해 인류는 가속화된 지구온난화와 갈 때까지간 환경파괴로 이어지는 지구 대재앙에 큰 자각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지난 1년 6개월간 참으로 우리는 익히 경험해보지 못한 혹독한 경험을 하고 있다. 앞으로 또 얼마나 지속될는지, 아니면 더욱 심각해질는지,.. 끝이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더욱 명확해지는 것은 우리는 이모두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단계적 일상 회복이 정말로 이루어지길 희망한다.  비록 지금 확신이 서지는 않지만 말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있어 그 일상이 얼마나 소중했던 것이었던지 모두가 한 번쯤 꼭 느껴볼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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