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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도로 요트체험 두번째 이야기

필사는 형 2021. 8. 31.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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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혜의 요트정박지 푸에르토갈레라

첫째 날, 갑판 위에서의 오리엔테이션을 마치고 도란도란 서로 가족 소개를 하는 가운데, 뜨겁게 작열했던 해가 넘어가기 시작했다, 우리는 조편성대로, 마이클팀이 첫 저녁식사를 준비했다. 나는 갑판 위에서 열심히 닻을 손질하고 있는 필리피노 도우미들에게 관심이 갔고 그들에게 다가가 인사를 나누며,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조이라는 가족이었고, 두 부자는 이곳 민도로에서 태어나 이곳에서 잔뼈가 굵은 분들이었고, 이들의 말로, 운 좋게 브랜트 씨를 만나 요트를 청소하고, 필요한 물품을 나르고, 정비하는 일을 오랫동안 했다고 한다. 물론 이들이 요트정비를 처음부터 배운건 아니었고 우연히, 브랜트 씨를 만나, 요트정비를 브랜트 씨로부터 배우게 되었다고 한다. 거의 10여 년째 브랜트 씨와는 인연을 맺고, 요트정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필리핀 여름 시즌에는 브랜트 씨 가족과 친구들이 미국에서 필리핀으로 와서, 요트로 필리핀 전역을 누비며, 즐긴다고 한다. 그때 이들 조이와 아들은 이들이 먹을 음식을 준비하고, 요트를 정비하고, 다이빙 장비나, 스노클링 장비 등을 관리하여, 이들이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해준다고 한다. 그리고 비시즌에는 이곳에 정박시켜놓고, 늘 최고의 상태를 유지시키기 위해 관리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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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요트에 손님들이 오면 늘 조이와 그의 아들 태는 밖에서 스티로폼하나 깔고 그곳에서 잠을 청했다. 해가 떨어지니 바다 위 요트는 더욱 멋있었다, 주변 어촌마을의 불빛과 정박되어 있는 요트들의 불빛, 달빛 그리고 수많은 하늘의 별들이 반짝이는 아름다움이 더해 고요한 정적이 흐르고, 우리는 맛있는 스파게티를 저녁으로 먹고, 둘러앉아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 체 그렇게 첫날은 지나가고, 새벽 4시경, 누군가 깨워 벌떡 일어났다. 마이클이 막 야간 불침번을 서고, 나를 깨웠다.

푸에르토갈레라의 아침


나는 나와 같은 팀인 아들녀석을 깨워 갑판으로 나가, 새벽 여명이 멋진 이른 아침을 기분 좋게 맞이했다. 어디선가 통통배 한 척이 지나갔다. 아마도 새벽 일찍 고기잡이 나가는 배같이 보였다. 통통배가 지나가니 고요했던 바다가 길게 갈라지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아들 녀석은 당시 16살이었습니다. 나와 아내는 둘째의 사춘기를 느낄 새도 없이 필리핀에서 바쁘게 살아왔다. 둘째는 늘 조용했고 눈치가 빠르고, 그리고 순종적인 아들이며 부끄럼을 많이 타는 녀석이었고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은 분명히 밝히는 아들과의 이 시간이 그만큼 네게는 소중했습니다.

둘째 날, 아침식사는 저희 부자가 준비했습니다. 준비된 메뉴로 계란 스크램블과 베이컨구이, 그리고 빵과 잼, 칩이었습니다. 사실 저희는 이런 서양삭 메뉴가 그렇게 낯설지는 않았습니다 이런 정도의 식사는 저희가 주말에는 자주 접하는 식사였기 때문입니다. 주말 아침에는 항상 다양한 방법으로 아침을 만들었고 이때만큼은 집사람에게 음식을 만들어 대접을 하는 날이었답니다.

아침을 먹고는 브랜트씨는 요트를 몰고, 푸에르트 갈레라의 끝부분에 있는 작은 섬 앞에 배를 정박하고는 이곳이 산호초가 많고 바닷속이 볼게 많다면서, 수영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고 하여, 모두는 스노클링 장비를 착용하고, 요트에 달려있는 모터보터에 삼삼오오 옮겨 타고, 산호가 있는 곳으로 가, 그곳에서 바다에 뛰어들어 수영을 즐기더군요. 내 차례가 되어, 핀과 스노클링 장비를 착용하고, 라이프 재킷 없이 바다에 들어갔으나 이내, 나의 수영실력의 한계를 드러내고, 라이프 재킷 없이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모터보터를 운전하는 조이에게 다가가 라이프 재킷을 달라고 하여, 다시금 수영을 즐겼죠. 이젠 좀 살겠더군요.

푸에르트갈레라 동굴체험


그렇게 약 한시간정도 수영을 즐긴 후 요트에 승선, 요트는 푸에르트 갈레라를 완전히 벗어나 약 한 시간가량을 가더니, 드디어 한 섬을 발견하였고, 요트에서 그 섬까지는 약 300미터 정도의 거리였습니다. 산호초가 있는 수심이 얕은 곳이다 보니, 요트는 그곳까지는 들어갈 수가 없다고 하더군요. 결국 모두는 요트에서 그 섬까지 수영으로 갈 거라고 했습니다. 모두는 물안경 하나만 착용하고 핀을 착용한 체 그대로 요트에서 바다로 뛰어들었습니다.

저는 라이프자켓을 착용한 체 바다에 뛰어들어 그들을 쫓아갔습니다. 정말 머뭇거릴 틈도 없이 모두는 과감히 바다수영으로 섬을 향해 나아가더군요. 저는 제 아들 녀석이 정말 대견해 보였습니다. 언제 이렇게 수영을 배웠는지,.. 그렇게 섬에 다달았고 산호초가 무성히 있어, 발바닥에 상처가 생길 거 같아 조심히 피해 백사장에 발을 디뎠습니다. 백사장에서 잠시 요트를 돌아 보니, 저 멀리 정박되어 있더군요, 내가 이곳까지 수영으로 오다니, 물론 라이프 재킷을 착용하고서 말이죠. 우리는 섬을 간단히 확인하고, 저 멀리 한쪽에선 스노클링을 즐기는 몇몇 사람들이 보이긴 하더군요. 하지만 무인도는 확실했습니다.

푸에르토갈레라 동굴체험2


백사장을 따라 섬 왼쪽끝으로 우리는 걸었고, 그곳에서부터는 동굴이 쭉 3개가 있어, 모두는 동굴 탐험을 하기로 했죠. 동굴 속으로 바닷물이 사람 키를 넘을 정도로 잠겨있었고 우리는 팀 대장을 중심으로 수영으로 들어갔습니다. 팀 대장은 준비한 플래시로 천장을 비추며, 박쥐들의 모습을 확인하고 다시금 나와 다음 동굴로 향했죠. 그렇게 세 동굴을 모두 수영으로 탐험하고는 나와서 한쪽 바위에 모두들 엉거주춤 매달려, 더 이상 수영을 못하겠다며, 지쳐 잠시 바위에 걸터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었죠. 저는 라이프 재킷을 입고도 세동굴을 탐험하는데 힘이 들었는데, 이 친구들은 어떠했을지 충분히 이해가 되었죠.

팀 대장은 휴식 후 ,다시금 바다로 뛰어들며, 요트까지 수영으로 간다고 하더군요. 모두는 군소리 없이 다시금 바다로 뛰어들어 수영으로 헤엄쳐 가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제일 끝에서 헤엄쳐 요트까지 어떻게 간 줄 모를 정도로 수영으로 그곳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모두는 안전히 요트에 올랐고, 정말 제게는 힘든 바다수영 첫 체험이었습니다.

바다수영은 풀장에서의 수영과는 비교할 수 없는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답니다. 바다수영은 오픈된 곳으로, 우선 수온이 풀장에 비해 낮고, 해류나 파도가 있어 언제 어느때 수영자의 컨디션을 바꿀지 모르답니다. 실내수영장에서만 수영실력을 갖고 있는 저 역시 바다수영은 처음이었기에 좀 당황스러웠던 것도 사실입니다. 잠깐의 방심으로 바닷물을 마셨거나, 높은 파도로 바닷속으로 몸이 빨려 들어갔을 때, 패닉에 빠지게 되면, 두 번 다시 헤어날 수 없는 사고로 연결될 수 있기에 바다수영에 경험이 없다면 처음부터 라이프 재킷을 반드시 착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바다수영시 반드시 라이프자켓작용준수하세요-구글이미지


우리 모두는 지친 몸으로 배에 올라 샤워를 선상에서 돌아가며, 잠깐씩 하고는 선내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었습니다. 둘째 날도 날씨가 너무 좋아 수영복은 요트 선상에 널어놓으니, 금방 마르더군요.

점심 당번은 맛있는 닭가슴살로 버터구이를 만들었고, 브랜트는 밥을 준비했는데, 요트를 정비하는 조이를 위해서 밥을 지었다고 하더군요. 역시 오너가 부하직원을 챙기는 그 마음이 보였습니다. 브랜트는 필리피노는 어디서나 밥을 먹어야 먹은 것 같이 느껴진다 하여, 늘 챙겨준다고 하더군요, 여기에 더하여 저희가 준비한 한국산 햇김을 꺼내 밥과 함께 먹었는데, 저희는 맛있게 먹었으나, 서양 친구들은 김을 밥과 함께 먹는 게 경험이 없어서인지, 별로 좋아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가죽공예준비


오전 수영으로 동굴탐험했던것이 워낙 강했던지, 모두의 얼굴은 벌겠게 탔고, 점심도 먹어서인지, 졸음이 오는 가운데, 청소년들은 둘러앉아 브랜트 씨로부터, 보이스카웃 매듭법을 배웠습니다. 어른들은 팀 대장으로부터 가죽으로 책장을 만드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가죽은 마리키나에 가서 사 왔다고 하더군요. 청소년들에게 줄 책 사이즈만큼을 우선 가죽을 잘라 구멍을 뚫고, 매듭을 이어가며, 책꺼플을 만들고, 마지막 작업으로
책을 묶어주는 부분을 본드로 붙여, 멋진 가죽 책장을 만들었는데, 청소년 해양체험을 마치는 마지막날 아이들에게 전달해 줄 거라고 했습니다. 처음 해보는 가죽공예였지만, 훌륭한 경험이었고, 책을 보호하면서도 책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이런 가죽공예는 가족 모두의 활동으로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둘째날의 해양체험은 제가 바다수영의 가능성을 열어줬고, 둘째아들과 함께한 동굴체험은 결코 잊지 못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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