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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삶의 현장이 이곳이네요

필사는 형 2021. 8. 4.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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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레이닝 전후의 사람은 참으로 다른 모습이다. 트레이닝은 학습된 인간과 그렇지 않은 인간의 모습으로 달라지게 만든다. 왠지 모를 자신감으로 충만하지만 경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안이 엄습한다. 제가 첫 콜을 받을 때의 느낌이었습니다. 

콜센터-구글이미지

 콜센터하면 떠오르는 것이, 대부분 헤드셋을 쓰고 있는 단정한 차림의 여성들,, 모습을 떠올릴 것입니다. 물론 호텔, 항공사, 그리고 여러 애프터서비스 콜센터들은 그러하겠지만 나머지 아웃소싱 회사들은 그렇게 헤드셋을 많이 사용하지 않습니다. 주로 이메일과 채팅을 이용하며, 쎄일즈와 관련된 일을 할 경우를 제외하고 말이죠

 

첫 주와 둘째 주는 100% 호주 사람들의 콜이 들어왔습니다. 주로 예약을 하고 난 이후의 서비스 관련된 문의로, 스케줄 변경 및 서비스 추가 등이었죠. 온신경을 그들의 요구에 집중해서, 들으며, 배운 데로, 멘트를 사용해, 대답해야 하는 강행군의 연속이었답니다. 항상 주중 수요일이나, 목요일은 중간에 미팅을 가지며, 녹취한 내용을 근거로 수정과 지적이 이어졌죠. 그리고 잘한 사례와 잘못한 사례를 열거하고, 그것을 통해, 신참인 우리는 그 자리에서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모니터링 방법-구글이미지

 오전 07:30분까지 출근하여, 자리에 앉아, 내 컴퓨터를 키고, 모든 소프트웨어들이 내 피씨에 열리는 시간이 약 15분, 그리고 어제 배운 것 기억하며, 준비하다 08:00에서 온을 켜고, 콜을 받는데, 쉬는 점심시간까지 쉬는 시간 15분, 회장실은 급한 경우는 잠시, 10분 정도, 추가로 갈 수 있었고, 점심시간 12:00-13:00, 그리고 또 시작하여, 퇴근시간 17:00까지, 오후 쉬는 시간 15분, 정말 어김없이, 콜은 쏟아져 들어오더군요. 거의 하루에 50-60 콜을 받았으니까요. 

다양한 타입의 콜센터-구글이미지

 어느날, 팀장이 보이질 않더군요. 어떻게 된 일인지, 팀장과 가깝게 지내던 팀원 두 명도 보이지 않더군요. 업무에 집중하느라, 팀 돌아가는 사정은 뒷전이었는데, 점심시간을 통하여, 내 옆 마이클에게 물어보니, 자초지종은 팀장이, 자신의 권한을 사용하여, 해서는 안될 패스워드를 팀원과 공유했고, 팀원 중 한 명이 들어가서는 안될 사이트 액세스 한 사실이, 워크포스를 통해 발각, 회사로 부터 징계를 받아, 친하게 지내던 친구두명도 같이, 한날한시에 퇴사했다고 하더군요. 정말 이런 일이 일어나는구나 생각했습니다. 

 

 고객센터에서 근무하다보면, 특히 쎄일즈 관련 일이면 늘 고객의 정보를 받게 되는데, 항상 보안 관련하여, 교육을 받게 되는데 관련 업무를 마치게 되면 삭제해야 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으로, 삭제는 기본이며, 절대 저장해서는 안되는 것이 철칙이랍니다. 특히 신용카드 번호 관련해서는 더욱 그러하답니다. 그래서 출근하면서, 케비넷에 가방을 넣고, 워크스테이션에 들어설게는 종이나, 팬은 절대 소지 금물이죠. 그런데, 아마도 이런 수칙을 팀장으로서 팀원들과 워낙 사이가 좋고 격의 없다 보니, 잠깐 정신줄을 놓은 게 아니었나 생각 듭니다.

 

쎄일즈를 가장 큰 목표로 했던 당시의 업무에서 항공권을 끊으려고 하는 고객을 만나는 만큼 즐거운 일은 없었답니다. 내가 얼마만큼 고객이 원하는 루트를 잘 설명하고, 관련 서비스를 안내하여, 최대한 풀 서비스로, 상위 좌석으로 티켓을 끊게 되면 그건 제 쎄일즈가 이뤄지는 것이었고, 그날은 정말 기분 좋은 날이었죠. 물론 거꾸로 날씨가 좋지 않거나, 폭풍이 불어 전항 공 좌석이, 취소가 되는 날은 정말 울상이었죠. 특히 이런 날은 또 고객들의 불만까지 같이, 더해지는 일이 빈번했답니다. 

스트레스관리방법-구글이미지

항공사에는 항상 경쟁 항공사에 대한 보상 프로그램이 있는데, 당시 제가 맡았던 곳은 경쟁사가 타이거항공이었답니다. 같은 날짜, 같은 시간대에서 항공료가 타사가 높으면, 여기보다 저가로 보상을 해주는 시스템이 있었는데, 참 이를 요긴하게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팀에서 한 달 정도 생활하니, 이제 팀원들과도 이름을 알게 되고, 잠깐의 시간에 그들과 이야기 나누며, 소소한 즐거움을 찾아갈 때, 사라가 저희 한국 동료들에게 자신이 오늘 노래를 부르니, 점심시간 때 꼭 해당 장소로 와달라고 하더군요. 갑자기 노래라고 하여 궁금해서 가봤죠. 더 넓은 식당 한컨에 무대 단상이 마련되어 있는데 그곳에서 금요일을 맞아, 자신의 노래 공연 스케줄이 잡혔다면서, 세곡을 부른다고 하더군요. 전자기타, 드럼이 준비되어 있었고, 무대 복장으로 차려입은 사라의 모습은 그야말로 여신이더군요. 프로페셔널한 모습에서, 알게 된 게,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밤무대로, 노래를 부르는 밤무대 가수인 사실을 그때야 알게 되었죠. 팝송 세곡을 메들리로 부르는데, 정말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답니다. 

 

우리나라 같으면, 직장 생활하면서, 밤무대 가수라고 하면, 아마도 손가락질할 사람도 있을 법하지만, 물론 지금은 사고방식도 많이 바뀌었으리라 생각합니다만 여긴 전혀 그런 생각이 없더군요. 그저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한 싱글맘의 모습이었으니까요. 뒤늦게 알게 되었지만, 한국남편은 일 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하고, 연락도 잘 안돼, 자신이 아이들을 모두 부양하는데, 그래도 아이들의 크는 모습에 힘이 난다고 하더군요. 

A LADY ON FIRE -구글이미지

 미스터 박으로 불러달라는 던 한국분은 저희보다 먼저 이곳에 터를 잡고 계셨던 유일한 분이셨습니다. 늘 옷은 흐름 한 티셔츠 하나에 수염도 잘 깍지 않으시고, 다니셨죠. 저희들과 업무시간대가 잘 맞지 않아 간혹, 점심시간 때 만나면, 인사를 나눌 정도였답니다. 그러다 알게 된 사실이, 그분이 회사 내에서 한국식품을 판매한다는 것이었죠. 많은 필리피노들이, 컵라면을 좋아했고, 그런 이유로, 미스트 박은 자신의 케비넷에 컵라면을 항상 가득 갖다 두고 선, 낱게로 팔고 계셨는데, 이게, 문제가 생깁니다. 

 

 컵라면을 외상으로 자주 사 먹던 한 필리피노와 싸움이 붙게 된 거죠. 미스트 박은 출퇴근이 싫어서 회사에서 숙식을 하셨는데, 이게 가능했던 게, 직원들의 휴식을 위해, 취침이 가능한 장소가 있었고 샤워시설, 식당이 있다 보니, 집이 멀거나, 렌트비를 아끼기 위해, 종종 이렇게 회사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분들이 당시에는 꽤 많았던 것으로 압니다. 

절대강자 한국컵라면 -구글이미지

싸움이 붙게 된 경위는 외상값이 밀린 이 친구와 잠자는 휴게소에서 만나게 되었는데, 미스트 박은 외상값을 먼저 갚으라고 요구했고, 이친구는 지금은 돈이 없으니 곧 갚겠다고 하면서, 서로 밀치고 하던 와중에, 미스트박이 주먹을 먼저 날렸다고 하더군요.-당시 이를 지켜본 경비의 진술, 이렇게 되자 이친구는 경비에게 알렸고, 경비는 곧바로 경찰에 연락, 경찰이 회사내로 들이닥치는 일이 벌어지게 됩니다. 결국 미스트박은 이일로, 회사를 그만두는 일이 벌어집니다. 미스트박과 저희가 이일로 인하여, 만났지만, 도움을 줄 길이 막막했습니다. 당시에 그 장소에 제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기에 진술에 도움을 줄 수도 없었죠. 그리고 필리핀 경찰과 경비는 일방적으로 이분에게 불리한 진술로 밀어붙였다고 하더군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이 일이 있고 난 이후 우리가 받던 콜에서 한국 콜이 들어온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힘들었던 모든 것이 눈 녹듯 녹아내리는 듯했습니다. 당시만 해서, 호주는 많은 워킹홀리데이로  한국 젊은이들이 들어갈 때였고, 한국분들과 통화하면서, 한국분들이 얼마나 반가워했던지 지금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당시만 해도, 많은 한국분들이 저가항공사를 이용하면서, 이용약관은 잘 보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즉 해약이나, 변경 시, 약관을 모르고 계셨죠. 그리고 짐을 붙일 때, 멋모르고, 공항에서, 비싸게 짐을 붙이는 분들도 많이 계셨죠. 이런 정보 들을 저희가 알려드리면, 정말 고마워하셨고, 호주에 온다면 꼭 연락 주면, 반갑게 맞이하시겠다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경쟁사 타이거에어-구글이미지

저가 항공사가 운영이 되기 위해서는 돈 되는 서비스는 줄이고, 쎄일즈는 늘려서, 비용을 관리 가능한 선에서 유지하고, 이익을 늘이는 방법인데, 이항 공사는 그래도, 고객을 우선하는 서비스를 항상 저희를 통해, 고객에게 우선적으로 알려달라고 했던 점이 기억에 아직 남습니다. 

 

당시의 회사 입구에는 항상 면접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만원이었습니다. 출퇴근하면서 늘 그들을 보면서 나의 첫 모습을 그려보기도 하고, 그리고, 다음 회사로 갈 때의 나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를 늘 생각했습니다. 저렇게 절실한 모습으로 의자에 앉아 인터뷰를 기다리는 모습을 불과 몇 개월 전의 저의 모습이었습니다. 

이 사이트에선 하루에도 수천 명이 이곳에서 일을 하고, 또 몇십 명은 사직하고, 다른 곳으로 가고, 또 신입으로 선발되어, 트레이닝을 준비합니다. 우리의 삶이 이곳을 통해서 모두 볼 수 있었고,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대기-구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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