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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일과 여가를 함께 즐길줄 아는가?

필사는 형 2021. 8. 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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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사람들의 모습 중 가장 먼저 우리와 다른 점으로, 그들은 항상 음악과 춤을 좋아하고, 농구는 그들의 삶이며 언제나 흥에 겨워하며, 그 시간을 즐겼습니다. 2008년 초창기 저희 유치 원일로, 가끔 도움을 주었던 교회 친구 라엘은 " Philipino is always on the beat." 필리핀 사람들은 항상 박자를 맞춘다. 음악이 있으면 항상 즐겁고, 웃고, 춤추고, 거기에 음식까지 있으면 그 시간은 더욱 유쾌하죠. 특히 농구는 국민 스포츠로, 동네 어딜 가나 농구대가 빠지질 않는답니다. 무더운 여름 차를 타고 고가도로를 아래 ,사람 사는 동네를  지나치다 보면, 그 늦은 시간에도 바랑가이 야외 스포츠 존에는 어김없이, 불이 켜져 있고, 응원하는 사람이 꽉 들어찬 가운데 농구 경기를 하고 있는 모습을, 처음 보는 외국인들은 매우 신기한 듯 바라보죠.

2017년 팀성탄절행사를 마치고

지금 2021년 8월이지만, 아직도 그랩택시를 타거나, 대형몰에 가면 흘러나오는 음악은 십중팔구 70-80 때 유행했던 팝송이 흘러나오죠. 저로써는 정말 반가운 음악이고, 이런 필리핀이 저는 좋고요. 변화무쌍한 우리나라의 서울과는 너무도 다르죠. 물론 대형몰에 들어가면, 유행하는 물건들과 상품들이 넘쳐나고, 유니끌로나 자라, 브랜드들은 항상 유행을 주도하고, 전 세계 1위를 자랑하는 아웃소싱 업체들이 상주하는 필리핀에선 24시간 콜센터가 꽉 들어찬 빌딩들은 밤낮없이 불을 밝히고 있답니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필리핀은 변화가 잠시 멈춘듯한, 시간이 멈춘듯한 모습이 참 매력적인 곳이 아닐 수 없더군요

2018년 회사스포츠경연대회중 농구대표팀

필리핀에서 10년넘게 회사생활을 하면서, 이곳사람들의 여가를 즐기는 모습을 가장 확실히 볼 수 있는 곳이 , 성대한 연말 성탄절 파티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성탄절행사를 마치고 2차노래방에서 팀원들

저는 학창시절, 피 터지게 공부해본 경험이라고는 중3 때 고입을 준비하면서, 그리고 고3 때 대입을 준비하면서 였습니다. 제대로 된 공부에 대한 기억은 대학 다니면서 공부에 대한 즐거움을 느낀 게 다랍니다. 그리고 제대로 놀아본 경험은 대학 1학년 때였던 것 같습니다. 하숙집 선배들이 소개해주신 미팅에 나가고, 함께 나이트클럽도 출입해봤고, 또 대학 2학년 때는 대학 4년 졸업반 여학생을 따라다니며, 프러포즈도 해봤던 , 누구나 한번쯤은 해봤을 것들이고 제 욕구나,취미,재능에 취해 빠져본 경험은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진정 제본성깊이 있던 재능을 맘대로 펼쳐보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저의 미술적 재능을 일찍부터 알아보신 담임선생님은 저를 데리고, 몇 번 부산 에덴공원을 데리고 다니셨는데 그때 애덴 공원에서 바라본 저녁 석양의 모습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답니다. 집에선 그런 저의 재능을 일찍이 부모님께선 걱정어린눈으로 보라 보셨습니다. 미대를 가기에는 집안에서 받쳐줄 수가 없다는 것이었죠. 저는 부모님의 말씀에 순응하는 자녀였던지라, 고등학교를 진학하면서, 미술활동은 뒷전으로 미뤄둔 체 천주교 학생회 활동에 심취했었습니다.

필리핀의 파티문화는 앞에서도 한번 말씀드렸지만, 이곳사람들의 재능을 총집합시켜놨다고도 볼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끼를 발산할 수 있는 곳이랍니다. 우선 데코레이션, 사회, 팀별 재능 발표( 개인 춤, 그룹댄스, 팀별 비디오 촬영, 웅변, ), 팀별 의상, 화장, 등을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으로 이곳 사람들은 주도적으로 진행합니다. 거기에 경연대회 형식으로 상금이 붙게 되면 그야말로 기름을 붓는 것과 같이, 열기가 불타오르죠.

팀원들과 아침식사프로젝트중

그룹댄스를 준비하면, 우선 리더가 정해지면 이곳사람들은 리더가 누가 되었던, 리더의 의견을 존중하고 따라줍니다. 가끔씩 팀을 배정하다 보면, 외국인들도 참석하게 되는데, 주로 한국사람이 여기에 걸리게 되면, 대부분 불참한다거나, 연습엔 거의 빠지고, 나중 비디오 찍을 때만 얼떨결에 나타나서는 얼굴만 내비치는.. 심한 경우는 어떠한 회사의 파티에도 몇 년을 근무해도 한 번도 참석하지 않는 분들도 있답니다. 우리나라의 조직문화라면 절대 이해가 되지 않겠지만 이곳은 일과 놀이문화는 철저히 분리하더군요. 파티에 참석하지 않는다 하여, 근무성적에 불이익을 주는 일은 제 경험으로는 없었습니다.

보고싶은 한국팀원들

당시 2014년 12월도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모두가 성탄절 준비로 바빴습니다. 팀별로, 사무실과 워크스테이션을 꾸미고, 팀별 발표준비를 위해 팀별로, 노래, 춤을 준비하던 때였습니다. 당시 사고를 당한 동료는 저녁 6시에 퇴근하고, 9시까지 남아 동료들과 그룹댄스를 준비하고, 가방을 꾸리고 동료들과 엘리베이터를 탄 순간, 그 자리에서 쓰러졌고, 병원으로 긴급 후송을 했지만,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답니다. 다음날 회사는 어수선한 가운데 긴급 전체 모임을 가졌고, 그해 연말 성탄절 프로그램은 취소되었다는 발표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회사에서 준비한 버스를 나누어 타고, 동료의 장례식에 직원 모두는 참석했었습니다. 손써볼 겨를도 없었습니다. 개인적인 지병이 있었던지, 늦은 시간까지의 연습이 본인에게는 아마도 치명적으로 심장마비까지 오지 않았나 생각 들었습니다.

장례식을 다녀오면서 부장님과 한컷

일주일 후 사장님은 이번 성탄절 행사를 기부행사로 바꿔 진행한다고 발표하셨고, 우리 모두는 거기에 맞춰 준비, 연말 성탄절 행사를 불우한 이웃과 함께하는 행사로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들었습니다. 물론 저는 당시 한국 본사와 기흥에서 강도 높은 트레이닝을 받고 있었고 2014년이 그렇게 지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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