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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했던 시간은 지나가고..

필사는 형 2021. 8. 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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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삶은 등산과 너무나 닮았음을 다시 한번 더 느낍니다. 왜냐하면, 산을 오르다 보면 항상 느끼지만, 언덕이 있으면 골이 있기 때문입니다. 즉 인생에 환희와 기쁨이 있으면 슬픔과 고뇌가 항상 찾아오는 것이 너무도 흡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필리핀이라면 항상 아름다운 바다를 떠올린다면 우리나라는 당연히, 수많은 산입니다. 저 역시 등산을 좋아하여, 대학시절부터, 지리산의 아름다움과 그 웅장함에 빠져 늘 시간만 나면, 가족, 교회활동으로, 또는 먼지역으로 이사를 가고서도 그 시절을 못 잊어, 새해 아침엔 어김없이 일찍 일어나, 산 정상에서 새해의 기운을 받고, 다 함께 기도하며, 의지를 다졌습니다. 

사람은 외 산을 오르는가- 구글이미지

  린데필리핀에서의 5년 차 2018년에 가끔씩 들려오던 글로벌 합병 소식이 결국은 현실화되었고, 필리핀 한국어 카운트의 미래가 불분명해지는 가운데, 2019년 1월에 저는 다시금 한국 본사를 찾게 됩니다. OTC동료들과 함께.. 이유는 당시 5년 전 저희가 받은 업무를 다시금 돌려드리는 과정이었습니다. 즉 5년이란 시간을 거치면서 변경된 업무 진행과정이나, 생략된 모든 것을 현재의 담당자분께 매뉴얼로 만들어 넘겨드리는 일이었습니다. 일주일의 과정이었고, 이과정은 신속하게 이루어졌고, 홀가분하게 5년 전 제게 그렇게 혹독하게 업무인계를 해주신 분께 이젠 그 일의 마스터( Order Management Specialist )가 되어, 넘겨드렸습니다. 

린데에서의 마지막 성탄절 팀회식 마카티에서

 업무인계를 마치고, 필리핀으로 돌아온 이후 한국어카운트는 3월 말에 클로징 통보를 받았고, 4월 한 달간 유급으로, 주어지며, 4월은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는 인사팀으로부터의 통보를 받습니다. 퇴직금 정산 서류를 받고, 그동안 제가 소유하고 있던 아이디, 각종 트레이닝 관련된 책자, USB, 회사로부터 지급받았던 휴대폰, 렙탑 컴퓨터 등을 반납하고, 정들었던 회사를 떠나게 됩니다. 시작이 기쁨이었다면, 끝은 슬픔이 아닌 아쉬움이었습니다. 필리핀 오기 전 우리나라에서 직장생활을 15년을 했지만, 이런 기분은 처음이었습니다. 

2019년 린데본사 업무인계를 마치고,부산조카가게앞에서

 필리핀의 글로발 아웃소싱 업체에서의 근무 주기는 그렇게 길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는 그래도 운이 좋아 6년 가까이 근무하기도 했지만, 이 회사를 제외하고는 거의가 길어야 2년, 짧게는 1년을 못 넘기는 경우도 많이 봤답니다. 즉, 신규로 생겨나는 많은 회사들이 프로젝트성으로 6개월간의 단기 퍼포먼스를 보고 어카운트를 연장하거나 닫는 경우도 봤습니다. 이런 것을 감안하여, 회사를 입사하고, 또 어카운트가 언제든 클로징 될 시엔 다음 회사로 옮길 준비를 빨리 하는 게 좋답니다. 그래서 스스로 자신의 평판을 관리할 줄 아는 능력이 여기선 더욱 필요하답니다. 회사의 근무성적은 대부분 고만고만하겠지만, 회사 내에서 불미스러운 일로 싸운다거나, 기물파손, 말없이 잠수를 타는 이런 일 또는 잦은 결근 등으로 인하여, 다음 회사로 옮길 시에 어려움이 생길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필리핀에도 5,6년전에 아웃소싱 협의회가 생겼고, 이런 사람들을 위한 블랙리스트를 관리, 공유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블랙리스트란 회사에서 근무 중 직원들이 고의로 고객들의 신용카드를 도용한다거나, 기물파손, 팀원들을 데리고 일시에 사직을 하게 하고, 몽땅 데리고 다른 회사 어카운트로 가는 이런 비상식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의 리스트를 공유하여, 또 다른 피해를 막는 것이랍니다. 특히 대규모 쎄일즈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에서 이런 일들이 자주 일어나며, 실제로 형사처벌을 받는 사람들도 봤습니다. 한국이든 어디든 자신의 경력관리는 너무도 중요하며, 언어가 잘 통하지 않는다는 명분으로, 막가파식의 대응을 하는 분들도 봤답니다. 인사팀에서 고함을 지르고 기물을 파손하고, 협박을 하는 이런 경우는 사실 너무도 비상식적이라 회사에서 경비를 동원하여, 쫓아내는 경우도 있기도 하고요. 결국은 이 모든 것이 자신의 인사기록에 남게 되고, 다른 회사로 옮길 때 항상 자신을 대변한다는 것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평판관리는 출퇴근관리부터

 이곳에서도 인터뷰를 할때 이 사람의 성실도를 가장 먼저 보는 것 같습니다. 회사를 옮긴 경우에는 왜 옮기게 되었는지, 자의에서인지, 아니면 타의에 의한 사정으로 옮기게 되었는지를 파악한답니다. 그리고 두 번째 매니저 인터뷰까지 마치게 되면, 인사팀에선, 이 사람의 전 직장으로 전화를 하여, 근무기록을 확인하고, 평판을 확인하기도 한답니다. 그래서 입사가 확정된 회사라면,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최선을 다해 근무하고, 그곳의 환경과 조직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결국 나를 위한 길임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문화가 다르니, 다른 어떤 조직활동, 파티에도 나는 참석을 거부하고, 내게 주어진 일만 하고, 칼퇴근 시간만 기다리는 식의 사고방식은 나의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해외생활을 하면서 회사일로 만나는 여러 한국분들을 보면 저마다 아픈사연과 행동의 뒷면을 봤답니다. 저 사람은 저런 배경과 아픈 사연이 있어, 저렇게 행동하는구나,, 하고 말이죠. 특히 입사 전에 한국사람으로 인하여, 상처를 받고, 오랜 시간 동안 스스로 한국사람 거부증 같은 행동으로 살아가는 분들도 봤습니다. 즉 회사에 출근하여, 스스로는 절대 같은 회사 내에서도 한국분들과 말을 섞으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물론 주변의 외국인들, 필리피노들과는 잘 지내면서도 한국분이 다가가면 바로 얼굴이 굳어지는 분들도 봤습니다. 

 

 이외에도 한동료는 현지 분과 결혼해서 살면서, 한국인으로서는 샘날 정도로 애정을 과시하며 사시는 분, 특히나 이분의 남편은 존경스러울 정도로 부인을 아끼고 사랑하고, 정성을 다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나라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 하고 부러울 정도였습니다. 그런 정성이 결국 동반자를 늘 생기발랄하고, 어떠한 주어진 일에서도 최선을 다하게 하는 모습으로 만들더군요. 

일반적인콜센터모습-구글이미지

우리나라로 부터 불과 4시간이면 날아올 이곳 필리핀,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로 인하여 거의 과반수 이상이 한국으로 영구 귀국하고 자기사업을 하시는 분들의 대부분은 생활고로 허덕이며, 아니면, 온라인 영업으로 하루하루 연명하며 지내고 계신 것 같습니다. 물론 저처럼 일찍이 쎌러리 맨으로 필리핀에서 모드 전환하신 분들은 아직 남아계시고, 이곳도 젊은 2세대분들이 이젠 한국인 어카운트를 많이 차지하며, 한국에서, 중국에서 , 호주에서 들어오신 젊은 분들로 저의 현재의 어카운트는 채워져 있답니다. 

필리핀은 아웃소싱글로발 세계1위국가

 2019년 3월말에 정들었던 회사를 퇴사하고, 또다시 새로운 회사를 찾기 위해 이력서를 업데이트하고, 준비에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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